에이스골프닷컴(www.ace golf.com)의 번개 이벤트 '골프를 위해 나 이렇게까지 해봤다'는 에피소드를 모았다. 그 유형도 다양하다. 골프광인지 애호가 인지 여러분이 진단해 보시길 바란다. 

교통사고보다 골프 


인터넷 닉네임 labium님은 12월 중순경 노면이 살짝 언 새벽길을 가던 중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커브를 돌아야 할 차가 직진하면서 두 바퀴를 구르는 사고를 당했다. 폐차 지경에 이르렀고, 골프백을 넣은 트렁크는 큰 바위에 부딪히면서 골프백까지 박살이 날 정도였으며 자신의 이마와 코에 꽤 많은 피가 흘렀다. 그러나 약속을 깰 수가 없었던 터라 차만 실어 보내고 자신은 골프장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골프채를 빌려 18홀라운드를 마쳤단다. 깰 수 없는 약속 때문이었을까? 


하루 72홀 라운드 해보셨나요? 
새벽 4시5분을 시작으로 4라운드를 한 사연. 서서울에 36홀을 예약하고 12시까지 2라운드의 플레이를 마쳤다. 송추에 1시티오프를 향해 이동했으며, 오후 5시 무렵에 퍼블릭 코스인 올림픽CC를 향해 출발했다. 라이트시설이 있어 18홀을 마무리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72홀 플레이를 마친 시간은 밤 10시.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였단다. 그의 일행 중 한 명이 이튿날 또 치자는 제안에 두 손 들고 말았다고. 악천후도 문제없다. 
천재지변에도 예외가 없는 것이 골프 약속일 때가 있다. 비가 내린다해도 일단 골프장을 향해 출발하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골프장의 날씨는 다를 거라는 기대감과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인터넷 닉네임wise man님은 목숨 걸고 쳐봐야 골프에 미쳤다고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리츠칼튼에서 거센 비바람에 장대 같은 비를 맞으며 첫 홀을 출발, 비가 점점 거세지더니 번개를 동반했다. 우산도 소용없을 만큼 비가 쏟아지고 머리 위로 번쩍이는 번개 때문에 하프 스윙밖에 할 수 없었다. 번개보다 더 무서운 내기(스코어) 때문에 목숨 걸고 골프를 친 셈이다. 

잠정도는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 새벽 라운드를 나서는 일은 어쩔 수 없다. 여름 첫 팀에 티타임이 잡히기라도 하는 날이면 밤잠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닉네임 앤드류 님은 4시10분 티타임을 예약했다. 새벽에 일어나지 못할까봐 그의 일행은 당구장에 모여 밤을 새우기로 작정. 새벽 2시까지 당구를 즐기다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는 골프장으로 출발. 3시 30분경 도착했다. 차 속에서 10분간 취침 뒤 옷을 갈아입고 새벽 라운드에 나섰다. 이 정도 열정이면 뭐라도 이루겠다. 

꿈속 9홀 


무언가에 몰입하면 가수면 상태에서 꿈을 꾸게 된다고 한다. 닉네임 에이스매니아 님은 골프연습장에서 3박스의 볼을 치는데 하나하나치는 것이 실제처럼 기억이 난다고 말한다. 또 9홀을 도는데 한홀한 홀이 생생하게 실제 플레이처럼 기억난다는 것이다. 잠꼬대까지 하면서 말이다. 잠자는 시간마저 골프를 떠나지 않으니 진정골프 애호가임에 틀림없다. 

부상투혼 


갑작스레 쓰러져 대수술을 받은 gol face님. 복부를 세로 15cm, 가로 25cm씩이나 스테이플러로 찍어놓은 듯한 상처. 회복하는 동안 다리와 팔 근육은 완전 빠져버리고, 절대 안정을 위해서 하루에 15분 이상을 걷지 말라는 의사의 조언을 받았다. 3월말에 수술을 받은 그는 그러나 4월 말경 골프 약속을 잡고 말았다. 새벽에 아내가 골프장까지 태워다 줬지만 캐디로부터 완전초보 취급을 받으며 120타를 기록했다. 샤워도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 쓰러졌고 병원에 갔더니 수술 부위가 부어올랐다고 한다. 병은 재발했고 5, 6월에 걸쳐 2차례나 다시 입원하고 말았다는 것.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슬슬 골프채를 잡을 수 있었다고.